의학
조한경 - 2017 환자혁명
이니샬라
2021. 2. 20. 22:49
현대 의학의 가장 큰 비극은 제약 회사가 의료계를 장악했다는 데 있다. 그게 뭐 어떠냐는 식으로 아무런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심각한 문제다. 어떤 문제가 있을까? 제약 시장을 주도하는 거대 다국적 제약 회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제약 회사의 첫째 목표는 매출 증대와 이윤의 극대화다. 그 외의 다른 목표는 없다. 질병을 정복한다거나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것과 같은 고결한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매출을 올려 회사의 주가를 띄울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결코 환자들을 섬기지 않고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한다. 거대 다국적 제약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그대로 적혀 있다. 회사의 비전과 목표가 그렇다고 당당하게 명시되어 있다. 기업이기 때문에 그렇다. 숨김없이 당당하게 적어놓았건만 환자들과 의사들만 모르는 듯하다.
암 치료제 트레티노인(Tretinoin)의 1개월 치(10mg 40캡슐) 비용은 1100달러다. 이 약에 포함된 유효 성분의 원가는 80센트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사기 아닌가?
제약 회사들은 의약품 가격이 비싼 이유를 연구개발 비용 때문이라고 항변하지만, 40년 전 출시된 항암제도 여전히 가격이 높다. 병의 위중에 따라 약값이 책정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에겐 부르는 게 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