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한병철 - 2021 고통 없는 사회

이니샬라 2022. 6. 3. 19:42

신자유주의의 지배하에서는 권력도 긍정적인 형식을 취한다. 권력은 스마트해진다. 억압적인 규율권력과는 반대로 스마트한 권력은 고통을 주지 않는다. 권력은 고통과 완전히 분리된다. 권력은 어떤 억압도 없이 유지된다. 예속은 자기 최적화와 자아실현으로써 이루어진다. 스마트한 권력은 유혹적이고 관대하게 작업한다. 자유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억압적 규율권력보다 더 잘 보이지 않는다. 감시도 스마트한 형식을 취한다. 우리는 우리의 욕구와 소망과 취향을 알리고, 우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받는다.  전면적 소통과 전면적 감시, 포르노그래피적 노출과 파놉티콘적 감시가 서로 같아진다. 자유와 감시는 구별할 수 없게 된다.
pp.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