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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베인튼 - 역사와 신앙, 현대신서 100

by 이니샬라 2020. 9. 23.

사람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는 죽지 않는다는 근거에서 신념은 사람으로 하여금 조심하게도 하고 무모하게도 하는 경향이 있다.

 

유행이 시계추와 같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에도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인 것은 인간이 한정된 시간에 모든 것을 다 포용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요술장이가 여섯 개의 공을 공중에 떠 있게 하려고 할 때 항상 하나는 떨어져 내려오게 마련이다. 하나를 올리면 또 다른 것이 내려온다. 이와 같이 우리들은 신앙의 시대, 이성의 시대, 학문의 시대, 세속주의 시대, 열광주의 시대, 물질주의 시대 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시대도 완전한 것이 못 된다. 떨어진 공은 정지해 있지를 않고 계속 위에 떠 있는 공들을 밀어내려고 소용돌이를 치고 충격을 가하는 등 도전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비록 개개인은 부패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단지 수가 많다는 것이 이상을 파괴한다. 성프랜시스는 그를 따르는 수도승들이 12명 미만일 때는 한꺼번에 하루만 나가서 동냥하면 얼마 동안 생활을 영위해 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숫자가 500명이 넘게 되자 동냥은 구걸로 변했고, 특히 이런 구걸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맡겨졌다. 그 결과 프랜시스칸 교단은 경제적인 이득을 얻게 됨과 동시에 소유권의 책임도 지게 되었다. 그 다음에 따라온 것은 교단의 분열이었다.

 

권력이 부패한다는 말은 이미 하나의 금언이 되어버렸다. 교회사는 이에 대한 풍부한 실례를 보여준다. 콘스탄틴 시대에 교회는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지만, 황제는 교회 감독들이 정의를 수행할 때 타락하지 않으리라고 믿어서 그들에게 법정의 직책을 맡겼다. 부는 권력과 손잡는 법이다. 교회는 자선사업에 쓰일 기부금이라는 명목으로 모금하여 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6, 7세기에 와서는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황제가 야만인 침략자들에게 잡혀간 포로들을 석방하기 위한 보석금을 지출할 수 없는 형편일 때, 교회가 이를 맡아 지불하고 심지어 조약까지 만드는 정치적 역할까지도 수행하였다.

 

교회와 국가는 각각 문화의 종교적인 부문과 사회적인 부문을 대표한다. 국가는 지상적인 것을 교회는 천상적인 것을 다룬다. 국가는 범죄를, 교회는 죄악을 다룬다. 모든 범죄는 죄악이지만 모든 죄악이 범죄는 아니다. 제후들은 성을 통치하고 교회 사역자들은 신경을 만들어낸다. 국가는 칼을 사용하고, 교회는 말씀을 사용한다. 그렇다고 두 개의 윤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둘 다 사랑에 동기를 두고 있으나 각기 다른 행동 규범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p. 16, 25-26, 45, 46,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