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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7

조지 오웰 - 2019 코끼리를 쏘다 내가 이렇게 과거의 일들을 설명하는 것은, 작가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전혀 모르면 그의 동기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글의 주제는 작가가 사는 시대에 따라 결정되기 마련이다. 적어도 우리 시대 같은 격동과 혁명의 시대에는 그렇다. 작가는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특정한 정서적 태도를 갖게 되고, 거기서 결코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다스리고, 미숙한 단계에 정체되거나 삐딱한 심기에 갇히는 것을 피하는 게 작가의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초기에 받은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글을 쓰겠다는 충동마저 사라지게 될 것이다. pp. 124~125. 2022. 1. 17.
류시화 - 2019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경험을 통해 스스로 가짜와 진짜를 알아보는 눈을 갖는 일은 어떤 조언보다 값지다.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판단력을 갖게 된 사람은 남을 의심하거나 절망하느라 삶을 낭비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그 길에 이르는 과정을 섣부른 충고나 설익은 지혜로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 경험하지 않고 얻은 해답은 펼쳐지지 않은 날개와 같다. 삶의 문제는 삶으로 풀어야 한다. 2021. 2. 11.
김형석 - 2019 교회 밖 하나님 나라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섬기는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더 큰 권력을 갖고 싶은 욕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나 봅니다.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시골로 내려갔을 때, 사람들이 “대통령님” 하고 부르니까 “나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저기 백악관에 있습니다. 그러니 저를 그저 농민이라고 부르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소유를 목적으로 삼는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지만, 귀한 것을 소유한 사람은 나를 위해선 적게 쓰고 사회를 위해선 다 줍니다. 그러면 너와 내가 모두 행복해집니다. “동물은 본능적 욕구가 채워지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으나 인간은 무한대의 욕구를 가지고 있어서 아무리 채워도 다 채울 수 없다.” 쇼펜하우어. p. 42-43, 136. 2020. 10. 1.
어어령 - 2012 우물을 파는 사람 낯선 곳은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며, 불안의 자리를 의미하는 것이며, 뜻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상에 대한 발견을 의미한다. 식당이라고 다 맛있는 음식이 나오던가. 병원 간다고 다 병이 낫던가. 극장에 가면 재미있는 명화만 트는가. 그래도 배고프면 식당을 찾아가듯이 모든 교회가 다 탈속하고 영적인 것은 아니지만 역시 영혼이 메마른 사람이 찾아갈 곳은 교회가 아닌가. 부패한 교회가 있다고 해서 교회에 가지 말라는 것은 병원 의사가 오진하여 죽었으니 병이 나도 병원 가지 말라는 말과 같다. p. 43, 167. 2020. 9. 25.
김형석 - 2018 남아있는 시간을 위하여 하나님과 인간의 사이는 인간과 동물의 사이보다도 멀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은 그 먼 거리를 무한히 단축해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로 만들었던 것이다. p. 215. 2020. 9. 24.
김형석 - 2018 남아있는 시간을 위하여 인간은 가장 높은 정신적 문제를 지녔을 때는 언제나 고독해지는 법이다. 그 문제의 해결은 자기만의 과제인 동시에 자신의 전부를 기울여 결단해야 하는 모험이기 때문이다. p. 56. 2020. 9. 24.
김형석 - 2016 백년을 살다보니 인간은 생명에 대한 지나친 욕심 때문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며 절망에 빠져 불행과 고통을 스스로 만들어간다. 자연의 섭리는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신체적 기능이 끝나는 죽음에 대해 좀 더 이성적이고 운명적인 해석을 내려도 좋을 것 같다. p. 161. 2020.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