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GMO 수입국이다. 일본에 이어 2위라는 말이 있고, 식용 GMO 농산물만 놓고 보면 세계 1위라는 통계도 있다. 2015년 한 해에만 식용과 사료용을 합쳐 천이십사만 톤에 이르는 GMO가 들어왔다는 사실은, 우리가 식탁에서 마주하는 많은 식재료가 해외에서 들어온 유전자 변형 농산물에 기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현실적으로 콩과 옥수수 같은 주요 작물은 국내 생산만으로는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입을 완전히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입된 GMO를 그대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GMO 식품은 정부의 안전성 심사를 통과한 것들이지만, 심사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많은 선진국에서는 실험동물에게 90일 동안 먹여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에야 통과시키는 반면, 우리나라는 14일만 이상이 없으면 심사를 통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해성이 천천히 나타나는 물질이나 장기 섭취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를 생각하면, 14일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 학계에서도 90일조차 짧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를 고려하면 현재의 기준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GMO와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인 LMO(생식 능력이 있는 유전자 변형 생명체)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2017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승인되지 않은 LMO 유채가 몰래 재배된 사실이 드러나 큰 논란이 되었다. 정부가 제거 작업을 벌였지만,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 능력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뿌리뽑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LMO는 자연 상태의 식물과 교배할 수 있어 유전자 혼합이 일어나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특히 같은 십자화과에 속하는 작물들과 교배가 일어나면 밭과 들이 원치 않는 유전자형으로 뒤덮일 위험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LMO 유채와 다른 식물의 교배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한 번 퍼진 종자가 자연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일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결국 GMO와 LMO 문제는 단순히 수입을 허용할지 말지를 넘어서, 안전성 평가의 기준과 생태계 보호의 원칙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식량 공급의 현실적 한계와 소비자의 안전, 그리고 자연 생태계의 보전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은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장기적 관점에서 더 엄격하고 투명한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유전자 변형 생물체가 자연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관찰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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