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머 : 아니요, 이번에는 설명보다 경험 자체를 더 음미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일이 제니퍼에게 미친 정서적 의미입니다. 그게 내가 기적에 대해 얻은 교훈이겠지요. 굳이 원인을 밝히지 않아도 됩니다. 그 일로 기분이 좋아졌다면 그대로 받으면 됩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때로 사사건건 정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 과학계입니다. 물론 그것도 좋지만 어떤 일은 끝내 설명이 안 되거든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알고 보니 죽은 뒤에도 실존이 지속된다면, 그럼 나는 아주 기쁠 겁니다. 계속 의식이 있었으면 좋겠거든요. 평소에 삶을 즐기는 나인지라 생의 기한이 다 끝나면 대다수 사람처럼 슬플 겁니다. 삶은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내 생각에 아마도 그렇지는 않겠지만, 뜻밖의 즐거운 반전도 괜찮겠지요. 거기에 신이 개입된다면 그 또한 괜찮고요.
스트라우스가 말했다. “많은 과학자는 철학적 자연주의자라서 물질계 너머에 아무것도 없다고 믿습니다. 만일 우주가 항상 존재했다면 그런 철학과 아귀가 잘 맞습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이 알고 있듯이, 우주에 과연 시작점이 있어 계속 팽창하고 있다면 거기에 함축된 신학적 의미는 엄청납니다.” 1915년에 일반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이를 우주 전체에 적용하다가 기겁했다. 우주가 팽창하거나 수축하거나 둘 중 하나여야만 함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그는 자신의 공식에 오차를 더해서 “중력을 억제하여” 우주를 일정 상태로 유지시켰다. 그랬다가 훗날 이 조치가 자기 평생의 “최대 과오”였다고 시인했다.
오늘날 무신론자들에게조차 명백한 사실이거니와 우주에 시작점이 있다면 그 결과는 유신론이다.
p. 98,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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