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

귀스타브 르 봉 - 2013 혁명의 심리학

by 이니샬라 2023. 10. 13.

 

혁명은 제도나 법률의 차가운 문서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혁명의 불꽃은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믿음에서 솟아난다. 프랑스의 거대한 소용돌이는 규정과 조항을 넘어선 무엇, 이름 붙일 수 없는 신념의 힘으로 움직였다. 사람들은 제도의 세부를 따지지 않았고, 원칙의 논리를 숙고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하나의 신념을 품었고, 그 신념은 종교처럼 사람들을 결속시켰다.

 

이 신념은 단순한 정치적 목표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상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없었고, 그들의 발걸음은 확신으로 가득했다. 유럽의 왕들이 그들을 얕잡아보았던 것은 오판이었다. 누더기와 빈곤으로 가려진 그들의 모습 뒤에는 불굴의 신념이 있었다. 그 신념 앞에서 전통적 권력은 무력했다.

 

역사는 반복해서 보여준다. 강력한 제국의 병사들도 신념에 불타는 집단 앞에서는 무너졌다. 마호메트의 군대가 그랬고, 프랑스 혁명의 병사들이 그랬다. 신념은 사람들을 움직이고, 사람들은 신념을 통해 서로를 설득하며, 설득된 사람들은 다시 새로운 신념을 낳는다. 그렇게 종교처럼 자리 잡은 혁명의 정신은 제도보다 오래 남고, 제도보다 깊게 사람들의 삶을 바꾼다.

 

비록 그 혁명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지라도 그 영향력은 지워지지 않는다. 혁명이 남긴 흔적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 속에 새겨진다. 그 흔적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때로는 다른 형태로 되살아나 세상을 다시 흔든다. 혁명의 힘은 바로 그 불멸의 신념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