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의 힘은 그것이 퍼뜨리려고 한 그 원칙들에도 있지 않고 그것이 확립하고자 했던 제도에도 있지 않다. 사람들은 대체로 제도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으며 원칙에는 제도보다도 더 신경을 쓰지 않는다. 혁명이 정말로 강력하고, 프랑스가 폭력과 살인, 무시무시한 내전의 폐허와 공포를 용인하도록 만들고, 그리하여 무장을 갖춘 전체 유럽에 성공적으로 맞설 수 있었던 것은 혁명이 새로운 통치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종교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역사는 독실한 믿음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무적의 로마 제국의 병사도 마호메트(Mahomet)의 신앙에 교화된 유목민 병사들 앞에 굴복해야 했다. 마찬가지로 유럽의 왕들은 누더기를 걸친 프랑스 국민의회의 군인들에게 저항하지 못했다. 모든 사도들처럼, 국민의회의 군인들은 자신의 믿음을 전파한다는 유일한 목표에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그들의 꿈에 따르면 그 믿음은 세상을 확 바꿔놓게 되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정착한 그 종교는 존속 기간은 몰라도 그 파워에 있어서는 다른 종교들과 똑같은 힘을 가졌다. 종교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법이 없으며 그 종교의 영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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