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이 말했다.
어떤 여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품에 아이를 안은 여자는 동굴 앞을 지나다 신비로운 음성을 들었다.
“들어와서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지라. 그러나 반드시 한 가지를 기억하라. 동 굴에서 나가는 순간, 동굴의 문은 영원히 닫힐 것이다. 주어진 기회를 살리되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지 마라. 동굴에 두고 나온 순간, 다시는 되찾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사랑하는 아이를 가슴에 보듬고 여자는 조심스레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발을 내딛자마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보물을 발견했다. 금과 다이아몬드, 난생 처음 보는 보석에 눈이 휘둥그레진 여자는 아이를 잠시 바닥에 내려놓고 닥치는 대로 가슴에 보물을 쓸어 담았다. 뜻밖의 횡재에 넋을 잃은 여자는 보석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 다시 신비한 음성이 들려왔다.
“시간이 되었다. 서둘러 동굴에서 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을 잊지 마라.”
여자는 서둘러 금과 보석을 챙겨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동굴을 빠져 나왔다. 그녀가 동굴에서 나오자마자 문이 닫혔다. 여자는 기쁨에 겨워 보물을 감상하다 불현듯 아이가 떠올랐다. 황급히 고개를 돌려 동굴을 보았지만 문은 이미 굳게 닫혀 있었다.
pp. 8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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