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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시몬 베유 - 2013 뿌리내림

by 이니샬라 2022. 11. 27.

오늘날의 인간은 인간의 운명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고 (이를테면) 모든 별자리를 일 년 내내 볼 수는 없다는 것을 몰라도 소위 교양 있는 계층에 속할 수 있다. 우리는 현대의 농민이나 초등학생이 피타고라스보다 더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한다. 단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앵무새처럼 배운 대로 말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더 이상 별들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서 교실에서 거론되는 태양은 하늘에 떠 있는 태양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서 떨어져 나온 존재다. 폴리네시아 아이들이 "우리의 조상은 금발의 골족입니다."라는 말을 수없이 주입당하고 반복한 결과 그들의 과거에서 떨어져 나왔듯이.
오늘날의 대중 교육이란 바로 이 현대의 교양을 습득하는 것이다. 매우 폐쇄적이고 문제가 있으며 진리에 참으로 무관심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이 교양은 대중화라는 조작을 통해 순금과도 같은 성수는 제거하고 배움을 열망하는 가엾은 이들의 기억 속에 새들에게 모이를 주듯 찌꺼기만 급히 밀어 넣는다.
게다가 배움을 위한 배움의 열망, 진리에 대한 열망은 몹시도 드문 것이 되었다. 교양의 혜택이란 거의 전적으로 사회적인 것이 되었다. 자녀를 교사로 키우고 싶어 하는 농부니 자식을 고등사범학교'에 보낼 꿈을 꾸는 교사나 명망 높은 작가들과 학자들에게 아첨하는 사교계 사람들이나 그 점은 다를 바 없다.
p.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