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 시대의 사상가들은 우리에게 타당한 윤리적 규범을 설정하는 지표로 인간의 이성을 믿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다시 말하면 교회의 계시나 권위가 아니라 인간의 이성적 판단을 믿고 선악을 구분하면 된다는 것이다. 계몽 시대의 모토는 감히 알기를 힘쓰라(dare to know)였다. “너희가 아는 것을 믿어라”라는 뜻을 담고 있는 이 모토는 현대인에게 노력과 성취를 유도하는 자극제가 되었다. 인간의 자율성과 이성에 대한 의혹이 커져가자, 인간이 계시나 이성에 의해 인도받지 못하는 도덕적 혼란 상태가 빚어졌다. 그 결과로 가치판단과 윤리적 규범은 전적으로 취향의 문제, 즉 자의적인 기호(鳴好)의 문제이므로 객관적으로 타당한 기준의 존재를 부정하는 상대주의적인 입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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