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유형만큼 무신론의 유형도 수없이 많다. 에사우처럼 죽 한 그릇에 유산을 팔아 버리는 경솔한 무신론이 있다. '하나님을 잊고' 그 빈자리를 하느님을 대체하는 온갖 우상으로 채우는 무신론도 있다. 신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쓰는 인간 자아의 위대함을 하느님이 가려서는 안 되기에 '하느님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교만한 무신론도 있다. '신이 있다면 내가 어떻게 신이 될 수 있겠는가'라는 교만이다. 자신이 투사해 놓은 상상의 신 때문에 오랜 세월 겁에 질려 있다가 마침내 그 신을 없애고 해방되는 무신론도 있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무신론도 있다. "믿고 싶기는 한데, 내 고통과 세상의 고통 때문에 마음이 너무나 괴로워서 믿을 수가 없군요."
성 토마스 아퀴나스에 따르면,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을 지적으로 확신할 수는 있지만 하느님이 누구이신지('그 자체로' 무엇이신지), 어떻게 그분이신지, 하느님을 가리킬 때 '있다'라는 동사는 무슨 의미인지는 모른다고 말해야 한다. 이는 우리의 모든 체험과 온 상상력, 우리 이성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는다.
p. 66-67,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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