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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와타나베 노부유키 - 2023 한국과 일본, 역사 인식의 간극 - 동학농민전쟁, 3·1운동, 관동대지진을 둘러싼 시선

by 이니샬라 2023. 12. 30.

 

중국인 교수는 일본과 중국의 국교 회복 과정에서 형성된 역사 인식이 사람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했다. 그의 말은 복잡한 역사 문제를 단순한 사실과 경험으로 풀어낸 이야기였다.

 

전후 일본의 교직원 조합은 “제자를 다시 전쟁터에 보내지 말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그 말은 분명하지만, 그 이전에 제자들에게 전쟁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많은 일본인은 전쟁 중 일본군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잘 알지 못했다. 잘못이 있었다는 막연한 인식만 있을 뿐, 구체적인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교수는 1980년대 초 일본으로 유학을 갔을 때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도쿄 우에노에서 만난 노인들의 모임에서 그는 전우회가 들려주는 전쟁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들은 전쟁의 고난과 우정을 담고 있었지만, 그들이 중국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반성이나 자각은 거의 없었다. 중국에서 배운 서사와 일본 현장의 모습은 크게 달랐다. 중국에서는 일본의 잘못을 군국주의 지도자들에게 돌리고 일본 민중을 희생자로 가르쳤지만, 실제로는 일본 민중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이 경험은 기억과 교육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국가나 교육은 특정한 서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그 서사는 때로는 내부의 합의를 위해 단순화되거나 왜곡되기도 한다. 한쪽의 고통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다른 쪽의 목소리가 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전쟁의 구체적 사실을 숨기거나 말하지 않는 것은 책임을 흐리게 하고, 진정한 반성과 화해를 어렵게 만든다.

 

글에서 말하듯이, 국가의 명예는 잘못을 숨기는 것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으려는 태도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죄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수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은 단순한 도덕적 주장만이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가 과거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에 관한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과거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피해를 인정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교육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과서와 수업에서 사건의 구체적 사실을 가르치고, 다양한 증언을 소개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전쟁과 기억은 단순한 역사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공동체의 성숙함을 가늠하는 잣대이기도 하다. 과거를 숨기지 않고 마주하는 태도,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진정한 화해를 가능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