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평범한 거리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각자 할 일을 하러 가고, 아이들은 학교로 향하고, 상점 간판들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걸려있었던 자극적인 현수막들의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단어들은 누군가를 가해자로, 누군가를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우리는 가해자를 흔히 괴물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해자들도 교육을 받고 가정을 꾸린,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폭력을 저지르는 이유는 개인의 타고난 성향 때문만이 아니다. 특정한 상황과 이야기, 규범 속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
타자화는 천천히, 조용히 시작된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보이는 말들, 가벼운 조롱이 반복된다. 그런 말들이 쌓이면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당연함은 행동을 정당화하고, 정당화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순간 공감은 줄어든다. 언어는 이 과정을 돕는 중요한 도구다.
권위는 사람들을 따르게 만든다. 명령은 단순하다: 따르라. 복종하면 개인의 도덕적 판단은 약해지고, 책임은 흐려진다. 많은 사람은 명령을 따를 때 개인의 주체의식을 잃어 버린다. 그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일 뿐이다. 권위가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권위가 윤리적 검증을 거치지 못하면 잘못된 행동도 쉽게 정당화된다.
하지만 복종이 항상 자동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공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때로는 한 번의 눈맞춤, 한 사람의 이야기, 짧은 대화가 공감을 되살린다. 누군가의 얼굴을 보고 그가 부모이거나 친구였음을 떠올리는 순간, 비인간화는 정상화된다. 그때 나는 선택해야 한다. 계속 따를 것인가, 아니면 멈추고 저항할 것인가.
저항은 위험할 수 있다. 고립되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항은 인간성을 지키는 행동이기도 하다. 역사에는 작은 저항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 한 사람의 멈춤, 한 번의 거부, 한 마디의 질문이 악을 중지시킨다.
큰 제도와 담론을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변화는 일상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매일 쓰는 말, 웃음으로 넘기는 농담, 무심코 공유하는 정보 등이 누군가의 인간성을 지키거나 빼앗는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낯선 사람을 마주하고, 익숙한 이야기를 의심하는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언어는 현실을 만든다.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인간으로 남고, 누군가는 악마가 된다. 공적 담론에서 비인간화하는 표현을 경계하는 일은 단순한 말다툼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는 윤리적 행동이다. 또한 과거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책임이다.
가해는 멀리 있지 않다. 악은 특정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매일의 말과 행동을 조금씩 바꿀 때, 비인간화의 사슬은 풀리고 작은 저항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내일의 기억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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