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말론은 신앙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교회 공동체의 삶과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래드의 개혁주의적 종말론은 중요한 통찰을 주지만, 한국교회에서는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다.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는 주기적으로 시한부 종말론이 유행했다. 외형상 이단 집단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존 교회들도 다만 표현이 온건할 뿐 비슷한 종말론적 사고를 공유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묵시문학을 문자적으로 읽거나 종말을 단일한 미래 사건으로만 강조하는 데서 비롯된다.
래드는 하나님 나라가 이미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예수의 삶과 부활로 하나님 나라는 역사에 들어왔지만, 그 완성은 아직 미래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미래의 소망을 단순한 도피나 공포의 근거로 삼지 않고, 현재의 삶과 책임으로 연결된다.
반면 한국교회의 일부 경향은 종말을 과도하게 미래 사건으로만 강조하면서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거나 예언 운동과 같은 모양으로 드러낸다. 또 다른 극단은 사회 참여를 회피하거나 모든 문제를 영적 전쟁 프레임으로만 해석한다. 이런 잘못된 종말론은 개인의 삶만뿐 아니라 신앙공동체와 사회의 분열을 초래한다.
래드의 관점은 미래의 소망을 현재의 책임으로 전환시킨다. 즉 구원과 소망을 개인적 차원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게 한다. 교회는 자신의 구원만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공공선에 참여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묵시문학의 올바른 이해를 통하여 설교와 목회 현장에서 바르게 제시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종말론은 잘 이해되면 성도에게 큰 위로가 되지만, 잘못 가르치면 공동체와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친다. 한국교회가 래드의 ‘이미와 아직’의 관점을 바르게 이해하여 미래의 소망을 오늘의 책임으로 전환한다면, 종말론은 공포의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위로와 실천하는 신앙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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