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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54

앤도 슈사쿠 - 2020 깊은 강 대립이나 증오는 나라와 나라뿐만 아니라, 상이한 종교 간에도 이어진다. 종교의 차이가 어제, 여성 수상의 죽음을 낳았다. 사람은 사랑보다도 증오에 의해 맺어진다. 인간의 연대는 사랑이 아니라 공통의 적을 만듦으로써 가능해진다. 어느 나라건 어느 종교건 오랫동안 그렇게 지속되어 왔다. p. 293. 2021. 8. 23.
C. S. 루이스 - 2019 폐기된 이미지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의 별명)에게서 인용한 한 대목과 최후의 구식 역사가라 할 수 있는 밀턴에게서 인용한 대목, 이렇게 두 대목이 이 문제를 이해할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것 같습니다. 헤로도토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들은 말을 기록하되 늘 믿지는 않는 것이 나의 의무다. 이 원칙은 내 책 전체에 해당한다. 또, 밀턴은 그의 책 [영국사]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에게 인정을 받은 내용은 빠뜨리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확실한지 아닌지는 내가 따라가야 할 사람들의 판단에 맡긴다. 불가능하고 터무니없는 일과는 거리를 유지하되, 고대의 작가들이 오래된 책들로 입증한 경우라먼 합당하고 적절한 이야기 주제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지 않겠다." p. 238. 2021. 8. 20.
엔도 슈사쿠 - 2019 나에게 있어서 하느님은 그러면 ‘종교적 인간과 비종교적 인간이라는 것이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지만, 나는 반드시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교라고 종교를 찾지 않는 것도 아니며, 어떤 공산주의자는 우리 이상으로 사도적使徒的 정신에 불타고 있습니다. 공산주의라 하는 것은 뒤집어 놓은 그리스도교입니다. 그리스도교 정신을 헤겔의 역사 철학이나 마르크스주의 이론으로 무장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그 마음에 있어서는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종교적 인간과 비종교적 인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종교적 인간을 자칭하는 인간과 자칭하지는 않지만 사실은 종교적인 인간을 추구하는 두 부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p. 22-23. 2021. 8. 12.
이문열 - 사로잡힌 악령 힘이 없는 악은 의미가 없다. 악이 악다워지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권력이든 물리적 폭력이든 재력이든, 지식이나 기술 혹은 특수한 재능이든 상대를 강제하거나 마비시킬 수 있는 힘을 지녀야만 악은 악답게 자랄 수가 있다. 힘을 가지고 자라난 악은 또 나름의 성숙을 지향한다. 악이 공격성을 드러내면 사회의 대응도 적극적이 되어 분쇄 혹은 절멸의 의지로 나타나지만, 그 같은 사회의 대응을 견뎌낸 악은 보다 강한 내성을 얻어 더욱 굳건히 자라가며, 자신을 분석(粉飾)할 탈을 세련시킨다. 어쩡쩡한 회개와 함께 선의 하늘로 흐물흐물 녹아버리는 악이야말로 가장 죄 많은 악이었다. 2021. 4. 29.
박경리 - 불신 시대 진영은 아무렴 그렇겠지. 그런 베짱이면...... 하다 말고 아주머니의 눈을 들여다 본다. 아무런 악(惡)의 그늘도 없는 맑은 눈이었다. “아무튼 돈을 벌어야 해. 돈이 제일이야. 세상이 그런 걸.” 이번의 말투에는 어느 새인지 모르게 저지른 자신의 일에 대한 짜증과 반발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럼. 옛날 속담 말마따나 자식을 앞세우고 가면 배가 고파도 돈을 지니고 가면 든든하다고 안 하던가.” 2021. 4. 9.
톨스토이 - 1886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처음에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기만 했다. 그러나 차츰 생활이 안정되고 살림이 불어나자 이곳도 역시 비좁게 생각되기 시작했다. 이주한 첫해는 그는 밀을 파종했다. 농사는 대풍이었다. 그는 더 많은 밀을 갈고 싶었다. 그러나 가진 땅만으로는 부족했다. 또 밀을 심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땅도 있었다. 밀은 놀리고 있는 땅에 갈아야 했다. 그리고 거기에 1년이나 2년 농사를 짓고는 다시 잡초가 자랄 때까지 휴경지로 묵혀 두어야 하는 것이다. 2021. 3. 16.
조지 오웰 - 동물 농장 ‘내가 좀더 일하지’와 ‘나폴레온은 항상 옳다’는 두 개의 좌우명은 모든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으로는 충분한 것 같았다. 2021. 2. 10.
알베르 카뮈 - 2020 페스트 시간이 흐를수록 시민들의 생활은 어렵기만 했다. 식량과 물자 부족이 더욱 심각해졌다.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이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팔리고 있었다. 이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은 더할 수 없이 커다란 괴로움을 겪고 있었으나, 반대로 부자들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풍요로웠다. 페스트가 사람들의 생활을 불평등하게 만든 것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흐리멍텅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누구나 자신이 이제까지 누렸던 생활로부터 격리된 이별의 슬픔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죽음만을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아예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게 되어 버렸던 것이다. 인간이란 가장 힘겨운 불행에 처하면 실제로 그 누구도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2021. 2. 6.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메디아 - 2016 신곡 지옥편 뉘우치지 않는 자는 죄를 씻지 못합니다. 또 뉘우치면서 동시에 원하는 것은 서로 모순되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p. 281. 2020. 12. 16.
하퍼 리 - 앵무새 죽이기. 너무 어려서 이해 못하겠지만, 때론 네 아빠처럼 위스키병을 손에 든 사람보다 성경책을 든 사람이 더 나쁘기도 하단다. 세상엔 죽은 후의 일을 걱정하느라 이 세상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2020.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