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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외 - 2025 방치된 믿음 무속인의 말은 때로는 따뜻한 위로처럼 다가온다. 어두운 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찾아간 사람에게 건네는 한마디가 등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그 말들이 반복되고, 요구가 쌓이고, 결국 주머니가 비어갈 때, 그 위로는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이 책은 바로 그 얼굴들을 하나하나 모아 놓은 기록이다. 판결문이라는 차가운 문서들 속에서, 사람들의 믿음과 상처가 어떻게 금전적·정신적 피해로 바뀌었는지를 조용히 읽어낸다. 무속 범죄는 복잡해 보이지만, 많은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닮아 있다. 처음에는 작은 의뢰와 소액의 헌금으로 시작된다. 시간이 흐르면 의존은 깊어지고 요구는 커진다. 대출과 투자의 달콤한 약속, 기도와 의식이라는 이름으로 걷어가는 돈들, 약속된 치유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의 침묵. 피해자들은 .. 2025. 12. 6.
아리엘 버거 - 2020 나의 기억을 보라 짧은 대화 한 토막이 남긴 울림은 때로 한 권의 책보다 더 오래, 더 깊게 마음을 파고든다. 아리엘 버거가 전하는 위젤과 사울 리버만의 기억은 바로 그런 울림을 품고 있다. 구약의 비극적 인물을 묻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독자를 다른 차원으로 이끈다. 이 도서는 인간의 측면에서 신에게 도발적인 질문을 방식과는 다르게 “가장 비극적인 존재는 하느님이다”라는 역설을 던지고 있다. 기억은 언제나 현재와 과거 사이의 다리다. 위젤의 회상은 단순한 사실 전달이 아니라, 시간의 간격을 겹겹이 쌓아 올리는 행위다. 대화체로 남겨진 문장들은 마치 오래된 음반의 한 구절처럼 잔향을 남기며, 독자는 그 잔향 속에서 스승의 목소리와 제자의 숨결을 동시에 듣는다. 이런 분위기는 과장.. 2025. 11. 10.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 - 2004 예언자들 아브라함 요수아 헤셸의 예언자들은 고대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을 통해 하나님과 인간, 정의와 역사 사이의 긴장을 섬세하게 드러낸 다. 이 책은 단순한 역사적 연구나 신학적 이론을 넘어, 예언자들의 외침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윤리적·영적 요구를 던지는지 묻는다. 헤셸은 예언자들을 미래를 점치는 점쟁이로 보지 않는다. 그들에게서 들려오는 말은 예언적 예측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념과 연민을 전달하는 증언이다. 예언자들은 불의와 억압을 보고 분노하는 사람들, 고통받는 자의 울음에 응답하는 사람들이다. 헤셸은 하나님을 모든 것과 동일시하는 범신론적·신비론적 해석을 경계한다. 하나님은 우주 전체와 동일시될 수 없으며, 역사 속에서 인간의 도전 앞에 서시는 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헤셸의 말은 분명하다. 하나님의 .. 2025. 11. 6.
에밀리 A. 캐스파 - 2025 명령에 따랐을 뿐!? 어느 날 평범한 거리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각자 할 일을 하러 가고, 아이들은 학교로 향하고, 상점 간판들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걸려있었던 자극적인 현수막들의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단어들은 누군가를 가해자로, 누군가를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우리는 가해자를 흔히 괴물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해자들도 교육을 받고 가정을 꾸린,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폭력을 저지르는 이유는 개인의 타고난 성향 때문만이 아니다. 특정한 상황과 이야기, 규범 속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 타자화는 천천히, 조용히 시작된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보이는 말들, 가벼운 조롱이 반복된다. 그런 말들이 쌓이면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2025. 9. 8.
막심 고리키 - 2018 가난한 사람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낮은 빛이 방 안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탁자 위 찻잔 받침에 흘러든 우유는 조용히 퍼져 나갔다. 새끼 고양이들이 그녀의 무릎을 오르내릴 때, 그 작은 몸들이 전하는 따뜻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위로가 되었다.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한다고 했다. 그 말에는 단순한 불신 이상의 것이 담겨 있었다. 수년간 쌓인 피로와 상처가 사람들 사이에 경계를 세웠고, 말은 쉽게 흩어졌다. 동물은 다르게 기억한다. 한 번의 손길이 상처로 남으면 오래도록 흔적을 남기지만 사람들은 놀랍도록 빨리 잊는다. 때로 잊음은 생존의 방식이지만, 동시에 책임을 흐리게 하는 망각이기도 한다. 폭력은 흔적을 남긴다. 한 번의 상처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그 사람의 삶을 흔들 수 있다. 반면 사람들의 망각은 .. 2025. 9. 6.
강릉 가뭄으로 인한 절수 https://v.daum.net/v/20250821100214835 2025. 8. 25.
조르조 아감벤 - 2015 빌라도와 예수 빛과 그림자 사이, 돌로 쌓인 재판정이 있다. 낮은 목소리들이 오가고, 한 사람의 몸이 그 중심에 놓여 있다. 그 몸은 단지 한 사람의 고통만을 담고 있지 않다. 조르조 아감벤은 우리에게 묻는다. 누가 심판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심판은 무엇을 정당화하는가. 보통 우리는 형벌을 개인의 잘못에 대한 결과로 본다. 누군가 법을 어기면 사회가 벌을 준다. 하지만 예수의 재판은 이 단순한 생각을 흔든다. 재판을 내린 사람이 정당하지 않다면, 그 벌은 ‘징계’가 아니라 ‘불의’다. 아감벤은 이 점을 통해 정의의 이름으로 행해진 폭력이 정당한지 묻는다. 빌라도의 재판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다. 제국의 법과 권위가 배경에 있고, 그 권위의 정당성이 판결의 의미를 바꾼다. 로마의 법적 기반이 흔들렸다면 빌라도의.. 2025. 8. 19.
더워지는 바닷물…이대로면 10년 내 원전 8기 가동 정지 https://v.daum.net/v/20250815121127434 2025. 8. 15.
히말라야 산사태…순식간에 100명 실종 https://v.daum.net/v/20250806195548204 2025. 8. 7.
김영봉 - 2023 사귐의 기도를 위한 기도선집 기도 선집은 길고 장황한 설교가 아니다. 오히려 부서진 마음을 향해 건네는 간절한 말들이다. 이 책에 모인 기도문들은 그런 간절함을 모아 놓은 모음집이다. 고전 기도문은 오래된 나무의 나이테처럼 단단하고 깊다.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겪은 기쁨과 눈물, 회개와 감사가 스며 있다. 반면 현대의 고백적 기도는 더 가볍고 날카로워서 현실에 더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이 두 가지 유형의 기도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우리는 그 다리를 건너며 각자에게 맞는 말과 방식으로 기도를 하게 된다. 기도는 말의 완성에 있지 않다. 기도는 관계를 이어 가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듯, 오래된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듯 기도할 때 우리는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느낀다. 이 책은 그런 사귐을 돕는 언어.. 2025. 8. 5.